제 54회 학위수여식사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학위를 받기까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여러분이 이 자리에 서게 되었기에 여러분이 참으로 자랑스럽고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뿐 아니라 여러분의 가족 모두의 노고에 대해서도 학교를 대표하여 이 자리를 통해 감사드립니다.

자랑스러운 서강의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영원한 서강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서강의 교정에 처음 발을 디뎌놓았을 때를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자신의 현재 모습을 살펴보면서 입학 초기에 미숙했던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되었는지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성장은 여러분이 노력하여 얻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여러분의 스승이신 교수님들, 부모님들,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여러분이 생활했던 서강은 교육의 장이고 연구의 장이며, 여러분이 관계를 통해 성장한 곳입니다. 서강이 설립된 초기부터 추구했던 교육이념은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학문을 탐구하고 진리를 추구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서강도 공동체 정신은 희석되고, 교육과 연구의 장소로써 상업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위험이 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추구해온 교육의 목적이며 정신입니다. 우리 서강은 ‘진리에 순종하라’는 숭고한 교훈 위에 설립되었습니다. 서강 교육이념 중 하나인 ‘수월성 있는 교육의 추구’는 바로 이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남들이 갈 수 없는 길을 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방법과 그 길을 가기 위한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진리는 세상적인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사사로운 개인의 영달과 사익추구를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웃과 국가 그리고 인류의 번영과 구원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깨닫기 위해서는 진리를 알아보는 혜안과 진리를 찾고자 하는 남다른 각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노령화 인구의 증가와 학령인구 절벽시대의 도래, 그리고 정치의 불안정과 예견된 경기침체가 청년실업의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젊은이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떠 얹어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그나마 위안을 주는 것은 우리의 선조들이 많은 위기 상황에서도 그에 굴복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온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역경에 직면하면 두려움에 빠지기도 하고, 세상을 원망하며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완벽하지 않아서 모순으로 가득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완전함을 향해 끊임없이 발전해 나아가야 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도전정신’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화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백범 김구 선생님은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시면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그분이 남기신 말씀 중에 역경에 직면한 우리 모두에게 위안과 용기를 전해주는 말씀이 있어서 잠시 소개할까 합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내 힘으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를 수 없다.
사실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른다.

갈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참을 수 있는지 누구도 모른다.

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며,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

결국 모든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를 다스려야 뜻을 이룬다.
모든 것은 내 자신에 달려 있다.


백범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것이 없으며, 이겨내지 못할 역경이 없습니다. 서강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여러분이 추구해야 할 진리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새기고 생각하십시오. 아무리 험난한 역경이 몰아친다 하여도 이겨낼 희망의 메시지가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습니까? 서강의 교육과 정신을 끊임없이 되새기고 생각하여 여러분이 완전한 인간으로 성숙하기 위한 기회로 만드십시오. 사익추구에 몰두하지 말고 이웃과 함께 하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바른 양심을 가진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역경의 시간이 지나면 여러분은 그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어두운 시대를 밝혀주는 ‘희망’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서강교육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진리에 순종하고 진리를 따라가는 여러분 모두가 이 시대의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시대의 희망이 된 여러분을 보며 서강은 여러분을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

그래서 서강이 여러분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듯이, 이제 졸업생 여러분도 서강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서강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방법은 이제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여러분이 가는 곳, 여러분이 일하는 곳에서 서강인으로서 진실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여러분의 일터에서 충심으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서강을 사랑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우리의 희망이며, 이 시대의 희망입니다.’

진리를 따르기 위해 자신을 놓아두고 무거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삶의 현장에서 애쓰는 여러분을 격려하시고 여러분의 앞길을 밝혀주시며 축복해주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2월 14일
서강대학교 총장 박종구